의학신문 기자
의학신문, 2023.01.02.
다자간 협업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필요하다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이제는 산업의 모든 전후방 자원과 역량을 결집하여 협업하는 스케일업(scale-up)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단기간에 높은 수준의 연구개발(R&D) 역량, 임상시험 인프라, 우수한 의약품 생산능력을 보유하며 다자간 협업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빌드업(build-up) 단계를 구축하였다.
이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정책과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계가 연구개발, 제조생산 분야에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신약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크게 확대한 결과, 국내 신약 파이프라인 개수는 2018년 573건에서 2022년 1833건으로 증가하였으며, 2015년 이후 시작된 대규모 기술수출은 2021년 기준 13조 원의 큰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내 허가 신약 36개 중 FDA(미국식품의약국) 허가를 득한 신약은 단 4개 품목으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글로벌신약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안타깝지만 여전히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은 글로벌신약개발에 있어서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은 경쟁우위를 갖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신약 개발 전과정 완주를 위한 자본, 역량 및 시스템의 융합이 부족했던 탓이다.
글로벌신약 개발은 오케스트라 합주
글로벌신약 개발 전과정 완주는 마치 오케스트라 합주와 같이 개별 기업의 역량은 물론이고, 다자간 협업의 하모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 개발 사례는 신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바이오텍과 기술의 임상개발과 사업화를 담당하는 제약사들 간의 협업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신약 개발 오픈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다만 국내 기업의 해외 기술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내 바이오텍에서 국내 제약사로의 기술이전 비중이 아직 23%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국내 기업 간 오픈이노베이션의 선제적 협업에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이 그동안 저마다의 영역에서 키운 기초연구, 임상연구, 임상개발, 사업화 역량을 집결하고 성과와 위험을 분담한다면 글로벌사업화에 있어서도 빅파마와 고부가가치의 다양한 협업모델을 시도할 수 있다.
협업 scale-up 통한 혁신 성장
최근 정부는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안)’에서 글로벌신약 창출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R&D 지원계획을 공유하였다. 또한, 메가펀드 조성을 통한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 가속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메가펀드는 신약의 중후기 임상개발을 가능하게 하고, 제약사와 국내외 바이오벤처사 간의 기술이전 혹은 M&A를 촉진 시키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scale-up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신약 창출은 다자간 산·학·연·병·정·금의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재)한 국혁신의약 품컨소 시엄(이하 KIMCo)는 내년에도 협업모델 scale-up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특히, 국내외 바이오클러스터와 제약사 및 투자자를 연계하여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예를들면 런던 MedCity Hub, 서울 홍릉강소특구 그리고 KIMCo 간의 다자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발굴하는 동시에, 이에 대한 지속적인 공동개발, 공동투자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글로벌사업화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의 미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의 성공에 있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 도약
2020년 8월, KIMCo는 ‘제약바이오산업의 협업 플랫폼’을 목표로 59개 제약사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민간 출자로 설립된 최초의 비영리 재단으로, 지난 2년간 다수의 정부기관과 과제를 기획 및 운영하며, 총 550억 원의 정책자금을 다양한 제약바이오기업에 지원하는 등 민관협력을 통한 산업의 혁신성장에 큰 힘을 보태왔다.
또한, KIMCo는 2022년 신규사업으로 바이오벤처 및 스타트업 대상의 투자사업을 출연사와 함께 시작하였다. 연구, 개발, BD, 임상, 제조, 인허가, 사업화, 투자 등 각 분야의 산업계 전문가들로 운영위원회 및 투자심의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이를 중심으로 유망한 바이오 벤처기업을 선정·투자하고, 제약기업과 공동투자·공동개발 등 새로운 모델의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KIMCo는 지난 9월부터 12월에 걸쳐 투자 첫 라운드를 진행하였으며, 향후 협업의 ‘Gateway’이자, 산업계 대표 협업 ‘Platform’으로서 기능을 확대하며 K-제약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혁신성장의 변곡점에 도달한 대한민국의 제약바이오산업, 향후 10년은 우리의 역량을 통합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scale-up하여 글로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의 도약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