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기자
의학신문, 2021.12.20
l ‘물질개발서 상품화까지’ 신약개발 전주기 완주 위한 본격 발걸음
l KIMCo 주도 ‘10조 메가펀드 조성 공감대,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선정’
국내 신약개발사에 있어서 2021년은 ‘혁신신약개발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의 해’가 될 전망이다. 물질 발굴에서 상품화까지 혁신신약 개발 전주기를 우리 힘으로 해 보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발걸음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기술수출’로 이해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전 임상 및 임상초기단계에서 혁신성을 입증해 글로벌 빅 파마에 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킴으로써 할 일을 다 한 것처럼 받아들여져 왔던 것이다. 파트너사가 나머지 임상 및 상품화까지 완성시키면 임상단계별 마일스톤 및 판매에 따른 로열티 확보가 최종 목표였다. 여기서 글로벌 혁신신약이라고 하면 세상에 없는 신약으로써 글로벌을 무대로 연간 조 단위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신약을 일컫는다. 따라서 기술수출을 통해서라도 이런 신약이 탄생한다면 결코 그 의미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 단계에서 번번이 좌절되는 과정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결정은 외국 파트너사의 몫이었다. 국내 개발사는 그들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였고, 그럼에도 실패의 책임은 온전히 뒤집어써야 했다. 물론 게 중에는 임상결과 효과 및 안전성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파트너 기업의 사정이 원인이 돼 끝내 빛을 보지 못한 경우도 있은 것. 해당 기업의 제품정책 변화로 관심에서 멀어짐으로써 임상에 덜 열심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사는 케이스도 있었고, 경쟁제품과의 시장선점을 위한 시간싸움에서 밀려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스스로 임상을 할 수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그리고 바로 이 같은 기술수출의 허점이 ‘전주기 혁신신약 개발’의 단초가 됐다. 다만 혼자 힘으론 쉽지 않다. 투자 규모나 기술에서 글로벌 빅 파마와 경쟁하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산업계가 힘을 합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국내 50여개 제약바이오기업들이 70억 기금을 공동 출자한 제약바이오산업 사상 최초의 공동 투자·개발 플랫폼,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의 발족 배경이다.
KIMCo는 올해 신약개발과 관련한 의미 있는 다수의 성과를 올렸다. 우선 10조 메가펀드 조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성공했다. 지난 10월 정기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10조 메가펀드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복지부도 긍정 검토를 시사했다. 메가펀드는 정부가 일부 투자해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뿐만 아니라 30여개의 국가대표급 신약 파이프라인도 선정해 놨다. 메가펀드가 조성되고 국가대표 파이프라인이 선정돼 연구개발에 들어가 3년 내 미국FDA 허가가 목표이다. 우리 힘으로 신약개발을 완성하기 위한 토대 구축에 성공한 것이다.